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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편한 매거진 · 2026년 4월호 · 비타민과 미네랄

건강해지기 위해 먹는 영양제들, 제대로 먹고 있는가

접시 위에 담긴 여러 가지 알약과 캡슐

비타민 B군과 미네랄, 그리고 중복의 문제

과거 비타민을 챙겨먹는 사람들은 그렇게 많지 않았지만,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요즘 시대에는 각자가 어떤 생활습관을 가지고 있고, 어떤 불편함을 느끼는지에 따라 스스로 판단하여 영양제를 구입해 복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약국에서 약사와의 상담을 통한 구입뿐 아니라 인터넷에서 스스로 리서치를 해본 후, 올리브영이나 인터넷 직구로 본인의 영양제 구성을 스스로 짜고 복용하는 것이다.

약국에 영양제를 상담하러 오는 손님들 대부분에게 제일 먼저 던지는 질문이 있다. 혹시 현재 어떤 영양제를 복용하고 계신가요? 대답을 들어보면 대부분의 영양소가 겹치게 복용하고 있거나, 본인에게 가장 필요한 영양소를 제외하고 섭취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약사로서 모든 영양제 섭취 중 기본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비타민 B군이다. 비타민 B군은 흔히 피로 회복 비타민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우리 몸에서 에너지를 생성하는 모든 과정에 관여하는 필수 조효소이다. 우리가 섭취한 탄수화물은 비타민 B1의 도움 없이는 에너지로 전환될 수 없고, 비타민 B2와 B3는 미토콘드리아에서 ATP를 생성하는 과정에 직접적으로 관여한다. 비타민 B5는 Coenzyme A의 구성 성분으로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대사의 중심에서 작용하며, 비타민 B6는 세로토닌, 도파민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합성에 관여하여 수면과 감정에도 영향을 미친다. 또한 엽산과 비타민 B12는 DNA 합성과 적혈구 생성에 필수적이며, 신경을 보호하는 역할까지 담당한다. 결국 비타민 B군은 단순히 피로를 줄여주는 영양소가 아니라, 몸의 기본적인 에너지 흐름과 신경 기능을 유지하는 핵심 축이라고 볼 수 있다.

이렇게 기본이 되는 비타민 B군을 시작으로 근육 완화 및 신경 안정을 위한 마그네슘, 면역력을 높이기 위한 영양제, 간을 보호하기 위한 영양제를 하나 둘 추가하다 보면 여러 가지 성분이 겹치게 된다. 비타민 B군이 꼭 필요하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간 영양제나 마그네슘 제품만 하더라도 종합영양제에 포함된 성분들이 반복적으로 들어있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이러한 중복 섭취는 문제가 없을까. 많은 사람들이 비타민은 많이 먹어도 소변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괜찮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모든 영양소가 그렇게 단순하게 처리되지는 않는다. 특히 비타민 D와 같은 지용성 비타민은 체내에 축적될 수 있기 때문에 과량 섭취 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비타민 D를 과도하게 섭취하면 혈중 칼슘 농도가 상승하면서 식욕 저하, 구토, 신장 기능 부담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종합비타민, 뼈 건강 영양제, 면역 관련 제품을 동시에 복용하는 경우 이러한 과다 섭취가 의도치 않게 발생하기 쉽다.

마그네슘 역시 비교적 안전한 영양소로 알려져 있지만 과량 섭취 시 설사나 복부 불편감, 저혈압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마그네슘은 칼슘과 아연과 함께 흡수 과정에서 서로 경쟁하는 미네랄이기 때문에 특정 성분이 과도하게 많아지면 다른 미네랄의 흡수가 저해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단순한 과다 섭취 여부가 아니라 전체적인 균형이다.

실제로 상담을 하다 보면 영양제를 열심히 챙겨 먹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효과를 잘 느끼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게 된다. 이런 경우 성분을 하나씩 확인해 보면 이미 충분하거나 오히려 과한 상태인 경우가 많다. 우리 몸은 필요 이상으로 공급되는 영양소를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섭취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일까. 가장 중요한 기준은 새로운 영양제를 추가하기 전에 현재 복용 중인 제품과 성분이 겹치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다. 영양제를 선택할 때는 이 제품이 무엇을 포함하고 있는가 보다 내가 이미 먹고 있는 것과 중복되지 않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또한 비타민 B군이 충분히 포함된 제품을 복용 중이라면 추가로 선택하는 영양제는 가능한 한 단일 성분으로 구성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불필요한 중복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섭취 타이밍을 나누는 것도 중요하다. 비타민 B군은 에너지 생성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아침에 섭취하는 것이 좋고, 마그네슘은 근육 이완과 신경 안정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저녁에 섭취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다. 같은 영양소라도 언제 섭취하느냐에 따라 체감이 달라질 수 있다.

개인적으로도 과거에는 좋다고 알려진 영양제를 계속 추가하는 방식으로 접근했던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효과가 정체되는 것을 느꼈고, 그때부터 무엇을 더 먹을지를 고민하기보다 현재 복용 중인 영양제의 구성을 다시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 결과 불필요하게 겹치는 성분들을 줄이고 필요한 것만 남기자 오히려 컨디션이 더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

건강은 단순히 무언가를 계속 더하는 과정이 아니다. 비타민 B군이 에너지를 만들고, 마그네슘이 그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게 하며, 칼슘이 움직임을 만들고, 아연이 회복을 담당하는 것처럼 우리 몸은 서로 연결된 균형 속에서 작동한다. 건강해지기 위해 시작한 영양제 섭취가 오히려 불균형을 만드는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이제는 더하는 것보다 정리하는 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건강은 많이 먹는 것이 아니라, 겹치지 않게 설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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