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들에게 생리통은 흔한 경험이지만, 그 고통의 정도는 개인마다 크게 다릅니다. 어떤 여성은 약간의 뻐근함으로 지나가지만, 어떤 여성은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심한 통증을 겪습니다.
실제로 약국을 찾는 환자분들 중에서도 “매달 진통제를 두 알, 세 알씩 먹지 않으면 버티기 힘들다”고 하소연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생리 기간에 운동을 해야 하는지, 쉬는 게 맞는지에 대해 늘 질문을 받곤 합니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본능적으로 “운동을 하면 더 힘들어질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피곤하고, 기분도 예민해지고, 몸이 붓고 무거우니 웬만하면 움직이지 않으려 합니다.
생리기 도중에는 운동을 쉬어주는게 몸의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지만 저는 트레이너로 일하던 시절, 여성 회원님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운동에 대한 생리의 효과를 직접 경험했습니다.
트레이너 시절 경험: 운동이 생리를 ‘불러낸다’
회원님의 대부분이 여성분들이었기 때문에, 생리와 관련된 대화를 자주 나누었습니다. 특히 생리가 예정일보다 늦어지고 월경 전 증후군(PMS)으로 인해 몸이 붓고 무거우며, 두통이나 우울감까지 동반되는 상황에서 운동을 어떻게 할지 늘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럴 때 저는 오히려 결석은 금지시키고 반드시 센터로 나오게 해 하체 운동을 강도 있게 시켰습니다.
스쿼트, 런지, 힙 브리지 같은 동작들은 하체 대근육을 자극할 뿐만 아니라 골반 주변 혈류를 촉진합니다. 신기하게도, 회원님들이 이렇게 운동을 하고 나면 그날 혹은 다음 날 생리가 시작되는 경우가 잦았습니다. “운동을 하고 나니 몸이 시원하게 풀리면서 생리가 터졌다”는 피드백을 직접 들었고, 저 역시 수없이 관찰했던 현상입니다.
더 흥미로운 점은, 꾸준히 하체 운동을 병행한 회원님들이 점차 “예전처럼 진통제를 찾지 않아도 된다”, “생리통이 확실히 줄었다”는 변화를 경험했다는 것입니다. 제 개인적인 가설은 이렇습니다. 혈액 순환이 원활해지면서 자궁과 골반 주위의 긴장이 풀리고, 하체 근육이 발달하면서 골반저근이 강화되어 통증이 완화된 것이 아닐까 합니다.
연구도 뒷받침하는 사실
저의 이런 경험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최근 몇 년간 발표된 연구들은 “운동이 생리통을 완화한다”는 사실을 반복적으로 입증하고 있습니다.
2025년에 발표된 대규모 메타분석에서는 49편의 무작위 대조 연구를 종합해 3천 명 이상의 여성을 분석했습니다. 결과는 명확했습니다. 운동을 한 그룹은 대조군에 비해 통증 강도가 평균 2점 이상 낮아졌고, 통증이 지속되는 시간도 1시간 이상 단축되었습니다. 특히 저항운동과 복합운동(저항 + 유산소 + 스트레칭을 함께 한 프로그램)이 가장 효과적이었습니다. 연구진은 최소 8주 이상, 주 3회, 30분 이상 운동을 꾸준히 해야 효과가 뚜렷해진다고 권고했습니다.
또 다른 2024년 네트워크 메타분석에서는 1,800명 이상의 여성을 대상으로 다양한 운동법을 비교했습니다. 스트레칭, 요가, 유산소, 근력운동을 나눠 살펴본 결과, 모든 운동이 생리통을 줄였지만 근력운동군에서 통증 감소 폭이 가장 크고, 효과가 더 오래 유지된다는 점이 확인되었습니다.
흥미로운 무작위 대조연구도 있습니다. 18세에서 25세 사이의 여성 54명을 대상으로 스트레칭 그룹과 근력운동 그룹을 비교했는데, 두 그룹 모두에서 통증이 줄었지만 근력운동 그룹에서 약물 사용 빈도가 더 많이 줄었습니다. 즉, “운동은 효과가 있다”는 것이 이미 임상적으로도 입증되고 있는 셈입니다.

왜 운동이 생리통을 줄일까?
생리통은 주로 자궁 내막에서 분비되는 프로스타글란딘이라는 물질이 원인입니다.
프로스타글란딘은 자궁을 수축시켜 생리혈을 배출하게 하는 역할을 하지만, 과도하게 분비되면 혈관을 수축시키고 자궁 근육에 허혈을 일으켜 심한 통증을 유발합니다.
따라서 생리통은 일종의 “허혈성 통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운동은 이 과정을 여러 방식으로 완화할 수 있습니다.
첫째, 하체 근육을 움직이면 골반 주변 혈류가 증가해 자궁으로 가는 산소와 영양 공급이 개선됩니다.
둘째, 꾸준한 운동은 전신 염증 수치를 낮추고 항염증 효과를 발휘해 프로스타글란딘의 부정적 작용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셋째, 운동은 엔도르핀과 세로토닌 같은 내인성 진통 물질의 분비를 증가시켜 뇌에서 통증 전달을 차단합니다.
넷째, 반복적인 운동은 뇌의 통증 억제 네트워크를 강화해 중추 감작을 줄여주는데, 이는 통증을 예민하게 느끼는 체질 자체를 바꿔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운동은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자율신경의 균형을 회복시켜 생리통을 더 가볍게 느끼도록 돕습니다.
실전 루틴: 어떻게 해야 할까?
연구에서 제시하는 기준은 명확합니다. 최소 8주 이상, 주 3회 이상, 회당 30분 이상 꾸준히 해야 합니다. 그럼 어떤 운동이 좋을까요?
준비운동으로는 가벼운 런지, 힙 서클, 호흡 스트레칭 등을 5분간 해줍니다. 이어서 메인 루틴으로 스쿼트, 런지, 힙 브리지, 사이드 밴드 워크, 볼 스퀴즈 같은 동작을 각각 3세트씩 10~12회 반복합니다.
이 동작들은 허벅지, 둔근, 고관절뿐 아니라 골반저근까지 함께 자극할 수 있습니다.

그 다음에는 버드독, 데드버그 같은 코어 운동을 통해 골반 안정성을 높이고, 케겔 운동으로 골반저근을 직접 강화합니다. 마지막으로는 허벅지와 고관절 스트레칭, 복식호흡으로 긴장을 풀어주는 쿨다운을 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강도’보다 ‘꾸준함’입니다. 통증이 심한 날은 강도를 낮추거나 세트를 줄여도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최소 두 달 이상 운동을 이어가면서 몸의 변화를 관찰하는 것입니다.
마무리: 여성 건강의 무기가 되는 운동
생리통은 단순히 매달 반복되는 불편이 아니라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중요한 건강 문제입니다.
약이나 진통제가 필요할 때도 있지만, 꾸준한 하체 근력운동은 장기적으로 통증을 줄이고, 몸을 더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안전한 방법입니다.
트레이너로서의 경험과 약사로서의 지식을 함께 놓고 볼 때, 저는 여성들에게 운동의 가치를 꼭 전하고 싶습니다. 하체 근력운동은 단순히 체형을 만드는 도구가 아니라, 여성 건강을 지키는 강력한 무기입니다.